일상의 에피소드

속상할 때... 1

망고 & 파파야 2020. 6. 19. 23:29

아이들을 키우면서 제일 가슴아프고 속상할 때는 아마 아이들이 다치거나 아플 때 인 것 같아요.

유학하는 중에 첫째 아이를 낳았는데,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한 삼일째인가 닷새째인가... 젖을 먹이고 트림시키고 눞혀놨는데...

이상한 소리가 나서 아기를 봤더니... 트림을 시켰는 데도 젖먹은 게 다시 올라와서...

아기가 삼키지도 못하고 뱉어내지도 못하고 숨을 잘 쉬지도 못하고 있더라구요.

일단 아기 얼굴을 옆으로 살짝 돌려주고 깨끗한 손수건으로 입에서 나오는 걸 닦아주고,

베이비 석션 벌브로 콧구멍과 입 안에 남아있는 액체를 뽑아주고 나서 

안아 올려서 등을 톡톡 두르려 주었는데, 아직도 목구멍에서 다 안내려가고 남았는지

계속 뭘 삼키는 것처럼 꿀꺽 거리며 숨을 잘 못 쉬더라구요.

남편과 같이 얼른 응급실로 갔는데... 서류부터 작성하래요... 

응급실가면 일단 의사부터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아기가 숨을 잘 못 쉬는 것 같다고 했는데, 일단 서류부터 작성하래요.

서둘러 작성하고 줬더니, 기다리래요...

어떻게 빨리 볼 수 없냐고 하니 기다려야 한대요.

아기를 안고 계속 등을 쓸어주고 상태를 지켜보다보니

다행히 전보다 괜찮아진 것 같더라구요.

시간이 좀 더 지나고 아기가 원래대로 숨도 잘 쉬고

막 얼굴을 만져보니 눈도 살짝 뜨다 감고 괜찮아 진 것 같아서

어떻게 할까... 더 기다렸다가 의사를 만나고 갈까... 그냥 갈까... 하다가

이제 정상으로 돌아온것 같고, 태어난지 얼마 안됐는데 응급실 대기실에 

오래 있는게 아기한테 더 안좋을 것 같고, 집에 갔다가 무슨 일 있으면 

그렇게 멀지 않으니 다시 오면 되겠다고 하고 그냥 집에 온 적이 있어요.

그 후엔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지금도 아이들이 자고 있으면 숨은 잘 쉬고 있는지 한 번씩 확인하게 돼요.

 

그리고 첫째가 두살쯤 되었을 때, 열이 심하게 난 적이 있었어요.

아이가 그렇게 열이 난 건 처음이라 남편도 저도 당황했어요.

일단 해열제를 먹이고 눕히고 나서 인터넷으로 아이가 열날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찾아보니

미지근한 물에 목욕을 시켜라... 열이 더 빨리 발산되게 이불을 덮어줘라... 뭐 이런 글들이 있더라구요.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 이유들도 적혀있었는데, 다 그럴싸 하더라구요.

그래서 미지근한 물에 목욕을 시키고, 이불을 덮어줬어요.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애가 약한 경련을 일으키면서 토하더라구요.

놀라서 이건 안되겠다며 응급실로 갔어요.

서류작성하고 기다렸다가 의사를 만났는데, 애가 힘이 없이 축 늘어져서는... 

안그래도 빼빼한 애가 더 가냘퍼 보이더라구요.

의사가 해열제는 먹였냐고 물어봐서 먹였는데 토했다고 하니 해열제를 다시 먹이라고 주더라구요.

그러면서 열이 났을 때는 이불 덮어주면 큰일난다고 그냥 옷을 가볍게 입히고, 미지근한 물에 수건을 적셔서

아이 몸을 살살 닦아주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열이 너무 많이 나면 해열제를 먹이는데, 104ºF 이상 열이 나면 응급실로 오라고 했어요.

인터넷에 나온 글 읽고 애 잡을 뻔했네요.

그 이후로는 인터넷에 나온 글 다 믿지는 않아요.

일단 아기가 아픈데 왜 아픈지 모르겠으면 병원 약속부터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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