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일이에요.
첫째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얼마 안됐을 때였어요.
각자 할 일들을 하고 점심 먹을 준비를 하려고 할 때,
첫째가 도와주겠다며 왔는데...
뭔가 이상하더라구요.
얼굴을 보는데... 뭔가 이상하고 허전하고...
눈치를 못채고 있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 보았더니...
세상에...
눈썹의 2/3가 사라지고 없는거에요...
"너 눈썹 왜그래?" 하고 물어봤더니, "뭐가?" 하더라구요.
"너 눈썹 어디갔어"하고 물어봤더니, 자기 눈썹은 멀쩡하대요. 아무 이상없다고...
눈썹 깎았냐고 물어보니 아니래요.
"얘 눈썹 봐봐~" 했더니 다른 애들이 와서 보고는
눈썹이 이상하다고 깔깔대며 웃는데,
그래도 첫째는 자기 눈썹은 원래 그랬다며 우기더라구요.
"너, 화장실에 있는 엄마 면도기로 눈썹 깎았지? 그거 엄마 겨드랑이털 깎을 때 쓰는 건데~"
이랬더니, 그제야 "뭐! 그럼 내가 그걸로 눈썹 깎은거야?" 하고 실토를 하더라구요.
아니... 아무리 봐도 깎은 눈썹인데, 아니라고 하니...
너 이제 내일 학교 가면 눈썹이 왜그러냐며 애들이 물어볼텐데
어떻게 할래... 했더니 그제야 한숨을 푹~ 쉬더라구요.
"눈썹 어떻게 할 수 없어?"
어떻게 하긴... 다시 자랄 때까지 그렇게 다니는 수 밖에...
지금도 가끔 저 일이 생각나면 피식하고 웃음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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