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행기 관련 사고 소식들이 많이 들린다. 그런 소식이 들릴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승무원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일을 하러 갈 때마다 기도를 한다. "오늘도 안전하고 무난한 비행될 수 있기를... 그리고 모두들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기를... 그리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승무원 트레이닝을 받을 때 트레이너가 했던 말이 있다. 항공관련 규칙들과 법규들은 그동안 있었던 일련의 항공관련 사고들을 겪고 그 사고들을 조사하면서 바뀌고 강화되어왔다고 했다.
그래서 비행기를 탈 때 지켜하는 규칙과 법들은 잘 따라야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도 모든 사고들을 피하거나 막을 수는 없지만 만약의 경우 살아날 확률이 높아진다면 그 규칙들과 법들은 따라야하지 않을까?
1. 비행기를 탈 때 배터리는 수하물로 부치지 말고 기내용 캐리온 가방에 가지고 가라고 한다.
만약에 수하물 칸에서 배터리가 발화를 해서 불이 나게 되면 그건 발견하기도 어렵고 대처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오버헤드빈이나 발밑 가방에서 발화를 했을 경우 그래도 빨리 발견을 하고 대처를 할 수도 있다.
작년에 일년에 한 번씩 받는 recurrent training에서 얼마전 내가 일하는 항공사의 기내화재에 관해 재현한 비디오를 봤다.
승객이 뭔가 타는 냄새가 난다고 승무원에게 알렸고 한 승무원은 조종실에 알렸고, 다른 승무원은 오버헤드빈을 살펴보고 노트북에서 연기가 나고 있는 걸 찾아내고, 그 주변 승객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고, 또 다른 승무원은 소화기를 가지고 와서 진화를 하고, 다르 승무원은 아이스버킷과 물을 가지고 와서 일단 진화가 된 노트북을 아이스 버킷에 넣고 물을 부었다. 다행히 불이 크게 나지 않고 빨리 진화가 되어서 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조종실에서 기내에 찬 연기가 빠질 수 있도록 조치를 했고, 만약을 위해 다른 공항에 비상착륙을 했다.
매 년 받는 교육이지만 실제 상황을 재현한 비디오를 보니 좀 더 경각심이 들었다.
2. 비행기가 택시, 이륙, 착륙을 할때 모든 비행기의 좌석 창문 덮개는 열린 상태로 있어야한다.
가끔 비행기 출발 준비나 착륙 준비를 할 때 승객들에게 좌석 창문 덮개를 열어달라고 하면 대부분 아무 말 없이 여는데, 가끔 창문 덮개를 왜 열어야하냐고 물어보는 승객이 있다.
그 이유는 택시, 이륙, 착륙을 할 때 조종사를과 승무원들의 시야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비행기가 가는 주변의 상황을 모두 볼 수 가 없다. 그래서 창문 덮개를 열어두어 모든 승객이 우리의 눈이 되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엔진에 불이 붙었다던지 하는 위급상황을 보게되면 승무원들에게 빨리 알려 승무원들이 파일럿들에게 상황을 알릴 수 있어야 한다.
모두의 안전을 위한 일이므로 승무원들이 창문 덮개를 열어달라고 하면 안전상의 이유이기떄문에 덮개는 반드시 열어야한다.
3. 기내에 들고탄 작은 가방은 좌석 앞 의자 밑으로 넣어야한다. 내 발 사이도 아니고, 내 다리 뒤쪽도 아니고 내 좌석 앞 의자 밑으로 넣어야한다. 그리고 가방끈이 긴 크로스백도 좌석 앞 의자 밑으로 가방끈이 밖으로 늘어지지 않게 해서 놔두어야한다.
비상탈출 시 사람들이 가방에 걸려 넘어지거나, 크로스 백을 몸에 걸치고 있을 경우 가방끈에 좌석 팔걸이에 걸려 탈출을 지체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비상탈출 할 때 오버헤드빈에서 가방을 꺼내서 가지고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참 위험한 행동이다.
자기자신뿐만 아니라 그 뒤의 사람들의 탈출을 지연시키는 행동이다.
비상탈출시 크리티컬 타임이 있다. 비싱구가 열리고 90초 안에 모든 사람들이 탈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피해를 최소화 할 수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머리 위 선반에서 가방을 꺼내는 행동은 사람들의 탈출을 지연시킬뿐만 아니라, 더 큰 피해를 발생시킬수도 있는 행동이다.
4. 비행기에서는 담배, 전자담배, 배이핑하는 것은 금지된 행동이다. 화재위험때문에 당연히 연방항공법에서 금지하는 행동이다.
5. 비행기 좌석에 앉을 때 몸집이 커서 좌석에 있는 좌석벨트가 짧아서 seatbelt extension이 필요한 사람은 비상구 자리에 앉을 수 없다. 비상탈출시에 seatbelt extension에 사람들이 걸려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비행기에서 승무원이 이렇게 해주세요, 이렇게 하시면 안됩니다 하는 지시사항은 왠만하면 듣는게 좋다.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여행가거나 아니면 데드헤딩으로 비행기 탈 때마다 꼭 하는 건 이륙 전에 승무원들이하는 safety demo를 보는 것과 내 좌석에서 가까운 비상구가 어디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안전에 관한 건 수백번 수천번을 하더라도 과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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