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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에피소드

출산 이야기-넷째아이 출산 (두번째 이야기)

by 망고 & 파파야 2020. 9. 15.

둘째 아이를 낳을 때는 양수를 터뜨리고 잠시 후 아기를 낳았는데,

이번에는 왜 그렇게 천천히 열리는지...

양수를 터뜨리고 진통은 3분 간격으로 오는데,

자궁문은 여전히 충분히 열리지가 않아서 옥시토신을 맞았다.

진통은 점점 심해지고 그럴 때마다 남편이 옆에서 내 손을 잡고 같이 호흡을 해 주었다.

진통이 더욱 심해져서 호흡법으로도 참기 힘들어져서 거의 울을을 터뜨릴 지경이 되자

옆에서 간호사도 잘하고 있다면서 격려해 주었다.

첫째 낳을 떄 무통주사를 맞고난 이후 둘째부터는 무통분만하지 않고 그냥 자연분만을 했기 때문에

넷째도 무통주사를 맞지 않았다.

진통할 때는 너무너무 힘들지만 아기 낳을 때는 그게 더 수월한 것 같아서 그렇게 했는데...

분만할 때까지 진통을 견디는 건 너무너무 힘들었다.

오후 2시가 넘어서 드디어 아기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진통을 견디며 아기가 나올 것 같다고 말을 했다.

자궁문은 8cm 정도 열려있던 상황이었지만 아기가 나올 것 같다는 나의 말에

옆에 있던 의사와 간호사들이 분만 준비를 했고, 그 다음 진통이 오자 힘을 주기 시작했다.

두 번째 힘을 주고 세 번째 힘을 주려고 했을 때,

의사가 준비가 덜 되었던지 잠시만 참으라고 했다.

호흡을 들이마시며 잠시 기다렸고 의사가 준비가 되었다고 하자 세 번째 힘을 주었다.

"Almost, almost..." 하는 의사의 말을 듣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힘을 주었고,

아기의 울음 소리를 들었다.

간호사가 수건으로 아기를 감싸고 나에게 안겨주었다.

아기가 건강하게 아무 탈없이 나와주어 너무 감사했다.

남편이 아기 탯줄을 자르고 여러가지 상황이 안정되었을 때쯤,

남편이 집에 애들을 보러 가야겠다고 했다.

친구한테 너무 오랫동안 아이들을 맡겨놓은 것 같아 미안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아기도 잘 낳았고 별 일 없을 테니까 걱정말고 집에 가서 애들 잘 챙겨주라고하며 남편을 보냈는데,

이번에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아기낳고 난 후 간호사들이 자궁이 잘 줄어들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과다출혈이 있는걸 알아내고 의사에게 연락을 했다.

의사가 오는 동안 조치가 취해지는 과정이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던지...

진통을 참는 것 보다 더 힘들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겪는 동안 남편이 옆에 없어서 얼마나 더 서러웠던지...

그 과정은 글로 쓰자니 너무 길어서 생략하고...

어쨌든... 저녁에 의사가 와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 자궁을 검사할 거라고 했다.

검사하는게 많이 아프기 때문에 마취를 할 거라고 했다.

잠시 후 간호사가 와서 내가 누워있는 침대를 밀고 수술실로 갔다.

마취를 한다거나 수술을 하는 것은 난생 처음이어서 겁이 났다.

수술도 해야하냐고 물었더니, 검사를 해보고 자궁경부가 찢어져 있으면

아마도 수술을 해야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리고 마취를 하고 깨어나보면 병실일거라고 얘기하더니... 정말 그랬다.

배가 너무 부글거리면서 아파서 눈을 떴는데, 분만실로 돌아와 있었다.

잠시 후 의사가 와서 작은 태반 조각이 자궁에 붙어있어서 

그걸 떼어냈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피를 많이 흘려서 지금 움직이면 빈혈로 쓰러질 수가 있다면서

화장실은 한두시간 있다가 가는게 좋겠다고 했다.

보통은 아기를 낳은 후 아기와 같이 지내는데, 

아파서 너무 힘들고, 양손에 각각 링겔을 꽂고 있어서

아기를 안거나 젖을 물릴 수가 없었다.

다행히 아기낳고 바로 초유는 먹일 수 있었지만,

요도관도 설치되어 있고 양손에 주사 바늘을 꼽은 상태로는 아기를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간호사 스테이션 옆에 있는 널서리에 아기를 부탁했다.

그 다음 날 일반 병실로 옮기기 전까지 링겔을 맞고 수혈도 받고 그랬다.

그러느라 얼굴은 완전 호빵맨처럼 팅팅 붓고...

일반 병실로 옮긴 후 간호사가 아기를 데려다 주었다.

아기가 잘 울지도 않고 잘 지냈다고 했다.

그 날 저녁 남편이 애들을 데리고 병문안을 왔다. 

아이들은 아기동생을 보고 아주 좋아했다.

남편에게 아기 낳은 후 남편이 집으로 가고 나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 주었다.

 

분만보다 분만 후가 힘들었던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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