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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에피소드

출산 이야기-다섯째아이 출산 7. 자연출산, 가정분만 경험 (1)

by 망고 & 파파야 2020. 9. 18.

아기를 낳을 때 아이들과 같이 할 예정이라,

미리 아이들에게 얘기를 해주었다.

안그래도 아기가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해 하던 아이들이라

동생이 나오는 거 보고싶어? 하고 물었더니,

다들 신이나서 네! 했다.

예정일 전에 아이들과 함께 첫째아이 낳을 때 찍어두었던 비디오를 보게 되었는데,

그걸 보던 첫째가 갑자기 옆에서 훌쩍 훌쩍 울기 시작했다.

왜 우냐고 물어보니

엄마가 저렇게 힘들게 자기를 낳은 줄 몰랐다고... 엄마한테 미안해서 운다고 했다.

어머... 기특한 녀석...

형이 우니 옆에서 동생들도 따라 울었다.

남편이 그 모습을 보고 "너희들 전부 다 엄마가 저렇게 힘들게 낳은거야..."

그랬더니 둘째, 셋째가 "나도 저렇게 낳은 거야?" 하며 엄청 좋아했다.

처음 첫째아이 낳는 비디오를 같이 볼 때는

아이들이 보면서 충격받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충격은 커녕 자기가, 형이 나오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하고,

둘째, 셋째는 자기들 낳을 때 찍은 비디오는 없냐며

자기들 낳을 때 비디오도 보고싶다고 했다.

 

예정일 하루 전 늦은 아침부터 배가 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배가 살살 당기는 느낌은 그 전부터 있던 터라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느낌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아 시간을 체크해 봤다.

처음에 불규칙적으로 한 시간에 한 번, 아님 30분에 한 번, 다시 40분에 또 한 번...

그러다가 배가 당기는 느낌이 규칙적으로 오기 시작했다.

아... 오늘 내일 아기가 나오겠구나... 생각하고 

아기 맞을 준비를 했다.

일단, 아기낳고 몸조리는 남편과 둘이 해야하니

미역을 불려 씻고 사골끓이는 큰 찜솥에 미역국을 끓여 놓고,

아기 낳을 준비물 다시 한 번 체크하고, 거실에 꺼내놓았다.

진통이 심해져 올때 사용할 짐볼도 체크했다.

공기를 너무 많이 넣으면 공 위에 엎드렸을때 불편하니,

엎드려봐가면서 공기도 적당히 넣어놓았다.

저녁이 되어가니 진통이 30분 간격으로 왔다.

남편과 코메디 영화도 보고 드라마도 보면서 하하하 웃다가

진통이 오면 짐볼에 앉아서 허리를 돌리기도 하고

일어서서 허리를 8자로 살살 돌리며 진통을 참았다.

병원에 누워서 진통을 참는 것 보다는 훨씬 괜찮았다.

그러다가 잠이 들었는데, 진통이 심하게 느껴지면 깨고,

진통이 사라지면 다시 잠들고 하다가

진통이 오는 간격이 짧아지는 것 같아서 진통시간 재는 앱을 열어서

진통이 올때마다 잠이 깨면 시간을 체크했다.

그렇게 진통이 심하게 와서 잠이 깨면서도

잠이 들었다 깼다 하는게 신기했다.

신기하네... 이러면서 또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은 기분에 잠이 깨서

거실 옆에 있는 화장실에 갔는데,

진통이 갑자기 오면서 아기가 나올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대로 앉아있으면 화장실에서 아기가 나올 것 같아서 일어서려는데...

도저히 혼자서 일어서서 걸어나갈 수가 없었다.

엉거주춤하게 일어선 자세로, 앉지도 못하고 서지도 못한채로

힘겹게 흐느끼며 남편을 불렀다.

왜그러냐고 묻는 남편에게 아기가 나올 것 같다며

거실로 갈 수 있게 좀 도와달라고 했다.

남편의 부축을 받아 힘들게 거실로 나와 매트리스 위에 누웠다.

남편은 장갑을 끼고 아기 받을 준비를 했다.

남편이 보더니 아기 머리가 조금 보인다고 했다.

내가 자세를 잡는 동안 남편은 카메라를 설치를 했다.

누운 자세로는 아기 낳기가 힘들 것 같아

엎드린 자세로 힘을 주기 시작했다.

몸이 떨리고, 아기가 보내오는 신호에 집중을 하고 힘을 줬는데,

그 동안 병원에서 아기를 낳았을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걸 경험했다.

뱃속에 있는 아기가 보내는 신호에 집중을 해서 그런지,

아기 스스로가 나오려고 애를 쓰는게 느껴졌다. 

뱃속에서 아기가 몸통을 살짝 돌리는 것도 느껴졌다.

내가 힘을 주는 건 무조건 뱃속의 아기를 밀어보내는 것이 아니라,

아기가 나오려고 애를 쓰는데 힘을 보태주는 것이었다.

몇 번 힘을 주고 남편이 "아기 머리 나왔다. 조금만 더 힘내라" 해서

몇 번 더 힘을 줬더니 아기가 쑥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기는 어때요? 하고 뒤로 돌아봤더니,

아기 얼굴에 양막이 씌여있어서 남편이 그걸 벗겨내고

"자기야, 딸이다, 딸!" 이러면서 엄청 웃으며 좋아했다.

아기 손가락, 발가락 다 확인하고, APGAR Scale Test도 했다.

APGAR test는 아기가 태어났을때 하는 검사인데,

아기가 태어나고 1분 후, 5분 후 검사를 한다.

다행히 남편이 학교 다닐때 다 배운 것이어서, 남편이 검사를 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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