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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에피소드

나에게 사치란?

by 망고 & 파파야 2020. 9. 29.

예전에 엄마가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다.

"여자건 남자건 사치하려면 부지런해야한다.

내가 말하는 사치는 비싼 악세사리 걸치고 비싸고 좋은 옷을 입는 걸 말하는게 아니라

항상 단정하고 깔끔하게 차리고 있는 걸 말하는 거다.

그렇게 하려면 부지런 해야한다."

 

결혼 전 싱글일때는 그 말이 어떤 뜻인지 잘 와닿지 않았다.

집 앞 슈퍼에 갈 때도 화장을 하고 가야했고,

외출할 때 꾸미고 나갈 시간도 충분했고,

나만 챙기면 됐으니까...

 

하지만, 지금 아이들 여섯을 키우면서 이제와서야 엄마가 했던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외출을 하려면 아이들을 먼저 준비시키고 

시간 맞춰나가려면 싱글일 때처럼 꾸미고 화장할 여유로운 시간이 없다.

부랴부랴 얼굴에 로션만 바르고 눈썹그리고 립스틱만 바르고 나가기에도

시간이 빠듯하다.

색조화장 해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매일 식사준비를 해야하니 손가락에 메니큐어 칠해본 것도 까마득하고,

식사준비할 때마다 반지를 뺏다꼈다하는 것도 번거로워서

결혼반지도 서랍에 둔 지 오래고...

어쩌다 시간이 나서 여유롭게 반신욕을 해보려고하면

어느 새 막내가 들어와서 물장난을 하고 있고...

예전엔 당연하게 했던 일들이 더이상 당연하게 되지 않았을 때

그런 일들이 나에게는 사치가 되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 사치를 누리려면 부지런해져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제서야 엄마가 사치를 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엄마는 집에서건 밖에서건 항상 단정했다.

한 번도 흐트러진 엄마의 모습은 본 적이 없다.

다섯 자녀를 키우면서도 항상 단정한 모습을 유지하셨는데,

그런 모습을 유지하려면 얼마나 부지런히 움직이셔야 했는지 이제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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