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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생활

비행 중 에피소드 3. 새해 첫 날을 하늘에서...

by 망고 & 파파야 2023. 3. 11.

2022년 마지막 날 비행 스케쥴이 잡혔다고 연락을 받았다. 새해 첫 날을 가족들과 보내고 싶었는데...

시간을 보니 밤 비행기로 도미니카 공화국에 가는 스케쥴이었다. 새해를 하늘에서 비행기 안에서 맞게 되었다.

밤 늦은 시간이라 잠이 든 승객들이 많았다.

맨 앞에 앉은 두 남자 승객은 서로 모르는 사이었는데, 어느 새 친해져서는 큰소리로 웃으며 대화하며 신나있었다.

나한테 신나는 음악을 틀어줄 수 있겠냐 해서 없다고 했더니, 그럼 자기 핸드폰 볼륨 소리를 높여서 춤을 추면 안되겠냐고...

그래서 안된다고 여기는 클럽이 아니라고 했다.

비행기 착륙이 45분 정도 남아있을 때쯤, 기내 방송으로 한 승무원이"여러분, 새해까지 10초 남았습니다. 9, 8, 7, 6,..." 하자

잠을 자던 사람들이 하나 둘 일어나더니 다 같이 "3, 2, 1!  해피 뉴 이어~!"하고 소리쳤다.

기장님도 기내 방송으로 "해피 뉴 이어~!"하더니 지금 도미니카 공화국 상공에 있는데 창 밖으로 보면

저 아래서 불꽃놀이 하는게 보일거라고 했다.

탑승구 쪽에 있는 창문으로 보니 저~ 아래 불꽃놀이하는 게 아~~~주 작게 보였다.

새해를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맞이하다니... 그것도 모르는 사람들과 해피 뉴 이어를 외치면서...

그 날 비행기가 착륙하고 승객들이 내릴 때, "해피 뉴 이어~!"라는 인사를 백 번도 넘게 해야했다.

 

크루멤버들이 이민국을 통과할 때는 여권에 이민국 도장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이민국 심사대에서 여권만 보여주고 통과해서 바로 옆에서 다른 크루들이 통과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승무원이 옆에서 자꾸 "쎄뇰~ 쎄뇰~" 하는 거다.

얘는 뭘 자꾸 쎄뇰~ 하고 부르고 있나하고 봤더니 앞에 이민국 직원이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있었다.

잠시 후 그 이민국 직원이 돌아보자,

"우리 여기 처음인데... 크루멤버는 이민국 도장 안받는 것도 알고 있는데... 새해 첫 날이고 하니 기념으로 도장 받을 수 없을까요?"

하고 물어보는 거다.

맘씨 좋게 생긴 직원이 심사하는 곳에 앉아있는 이민국 직원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 도와줄거다" 했다.

그래서 그 심사하는 직원을 쳐다보니 우리에게 오라고 손짓했다. 다행히 아주 밤 늦은 시간이라 이민국 심사받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우리 모두 다 같이 여권을 꺼내 들며 "나도! 나도!"를 외치며 이민국 도장을 받고는 신나서 밖으로 나왔다.

( 지금 여권에는 1월 1일에 도미니카 공화국에 입국했다는 도장이 찍혀있다. )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하루 레이오버를 해야해서 호텔로 셔틀을 타고 가는데, 현지 시간으로 1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길거리에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다.

호텔 에 도착하자 바로 옆에 카지노와 클럽이 있다며 파일럿과 승무원들 다 같이 클럽에 가서 조금 놀고 오자고 했다.

클럽에 갔더니 입장료를 10불을 내라고 했다.

다들 좀 비싼 것 같다며 다른 곳으로 가자고 했는데, 나오는 길에 카지노가 있어서 다들 거기서 좀 논다고 했다.

늦은 시간이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고, 카지노에 돈 쓰기가 싫어서 나는 호텔로 먼저 돌아갔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다들 카지노에서 조금 놀다가 다시 클럽으로 갔다고 한다.

스페니쉬를 조금 하니 입장료를 10불에서 5불로 깎아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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