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갔던 비행에서 승객들이 모두 비행기에 탑승한 후, 비행기 짐칸 바닥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걸 발견하게 돼서,
어떤 문제인지, 비행을 해도 안전한지 알아보고 처리하느라 비행이 3 시간 정도 지연됐었다.
비행기 안에 승객들이 탑승한 상태이고 탑승구가 열린 상태로 젯브릿지가 연결되어 있었다.
한 40분 쯤 지났을 때 승객들이 음료를 요구를 했고, 탑승구가 열린 상태로 땅에서는 서비스를 할 수 없다고 알렸다.
30분에 한 번 씩 기장님이 상황 업데이트 방송을 했는데, 뚜렷한 진전을 없었다.
그 와중에 게이트 에이젼트들이 다른 비행기를 예약하고 싶어하는 승객들을 도와주고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그 와중에 어떤 한 승객이 와서 지금 자기네가 이 비행기를 취소를 하게 되면 호텔바우처나 다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거냐며
물어왔는데, 게이트 에이전트가 항공사에서 비행기를 취소를 한 게 아니고 승객이 자진해서 자발적으로 취소를 하게 되면
보상은 받을 수 없다고 했다.
1시간 반 쯤 지나자 몇 몇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려서 게이트 밖으로 나가 음식을 사오면 안되겠냐 물었다.
게이트 에이전트가 그건 안된다고 했다. 만약 문제가 해결되면 바로 탑승구를 닫아야하는데,
게이트 밖으로 잠시 음식을 사러나간 승객이 그 때까지 돌아오지 못하면 그 승객을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했다.
서비스도 안된다고 하고 음식도 못사러가게 한다며 불평이 많았다.
승객들이 우리들에게도 언제까지 기다려야하냐며 물어왔지만, 우리도 윗쪽에서 정보를 전달 받는 입장이라,
기장님이 방송하는 것 외에는 더 알지 못했다.
솔직히 우리도 답답했다. 이렇게 딜레이가 될 거면 승객들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해서 게이트 근처에만 있게 하던지...
하지만 언제 문제가 해결될지 모르는 상황이니 그렇게 하기도 애매하긴 할 것 같았다.
국내선인 경우, 승객들이 비행기 안에 있는 상태로 비행기가 2시간 이상 딜레이되면 tarmac delay kit라는 걸 사용할 수 있다.
보통은 2시간이 되기 전에 tarmac delay kit를 열게 되는데, 스낵과 물이 제공이 된다.
규정 상 카트 서비스는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 Tarmac delay kit를 사용을 하려면 비행기 탑승구가 닫혀있어야 하고 젯브릿지가 연결이 안된 상태여야한다.
이번 경우는 탑승구도 열려있고 젯브릿지도 연결되어 있는 상태여서 Tarmac delay kit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결국 2시간 쯤 딜레이가 되었을 때, 기장님한테 가서 의논을 했다.
메뉴얼에 따르면 이런 경우는 Tarmac delay kit를 사용할 수가 없다고 나와있지만,
벌써 딜레이 된 지 2시간이 넘어가고, 승객들은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프다고 하는데 비행기에서 내릴 수가 없으니
혹시 tarmac delay kit를 사용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슈퍼바이저한테 연락을 해 본다고 했다.
잠시 후 tarmac delay kit를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이 나서, 물과 스낵을 서비스 할 거라고 방송을 했다.
Tarmac service를 마치고 잠시 있으니 문제가 해결됐다며 곧 탑승구를 닫고 출발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비행기 편이 그 날 그 목적지로 가는 마지막 비행기여서 이러다 취소가 되버리는 것 아닌지 걱정을 했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문제가 해결되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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