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승무원들이 사는 곳과 다른 도시의 베이스로 근무지를 배정받으면, 어떤 사람들은 친척집이나 친구집에 머무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집 하나를 렌트해서 같이 렌트비용을 부담해서 살기도하고, 그렇지 않으면 crashpad라는 곳에 렌트계약을 해서 살게 된다.
crashpad는 방 하나를 렌트한다기 보다는, 방에 침대가 두 개 이상 있는 경우, 침대 하나를 렌트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부엌과 같은 곳은 공용으로 사용한다.
나도 승무원 트레이닝을 마치고 내가 살고있는 곳이 아닌 다른 도시로 근무지를 배정받아서 근무지 변경 요청을 해서 승인날 때까지 3개월 정도를 근무기간에는 crashpad에서 지내고, 비번인 기간에는 집을 오가며 생활을 했다.
내가 묵었던 곳은 복층으로 된 콘도였고, 일층에 방을 혼자 렌트해서 사용하는 사람 1명, 집주인 (역시 승무원)이 사용하는 방, 이층에 방 두 개 (각 방마다 2층 침대 3개)가 있는 곳이었다. Fitness room과 루프탑에 있는 수영장까지 사용할 수 있어서 괜찮았는데, 버스 정류장도 걸어서 5분 거리에 있고, 버스타면 공항까지 7분이면 갈 수 있는 아주 직주근접한 좋은 위치였다.
같이 살고 있는 승무원들과 다같이 모일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없었다. 서로 스케쥴이 다르고, 비번인 날에는 다들 집에 가기 때문에 어쩌다 스케줄이 비는 사람들만 마추지게 된다. 한 번은 스케줄이 비는 사람이 대여섯 명 정도 있는 날이었다. 다들 거실에서 티비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질즈음에 한 승무원이 "내가 자메이칸 치킨 요리할 건데, 좀 많이 만들거거든. 같이 먹을 사람~?" 그러길래, 다들 고맙다며 다 같이 음식을 먹기로 했다. 한국의 닭볶음탕 비슷한 맛이 났는데, 비린내 하나 없이 맛이있었다. 다들 맛있다며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냐고 칭찬하고 거의 두 그릇씩 먹었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어떤 사람은 승무원이 되기전에 간호사였던 사람, 어떤 사람은 은행에서 일했었고 모두 다양한 직업군에서 일하다가 승무원이 된 사람들이었다.
승무원이라는 직업특성상 일하러 나가고 들어오는 시간이 제각각이고 어떤 때는 새벽에 나가야하고, 한밤중에 들어올때도 있다.
그리고 아침에 일을 마치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어서 서로 배려하느라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은 없고 다들 조용조용 지내서 소음때문에 불편하다거나 하는 문제는 없었다. 다만 같이 지내는 사람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이 없어서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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